시놉티콘: 감시사회

“You no longer watch TV, it is TV that watches you (live).”
“당신은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 TV가 당신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

— Jean Baudrillard, Simulacra and Simulation (1981) [1]

“The constant division between the normal and the abnormal, to which every individual is subjected.”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끊임없는 분할은 모든 개인에게 적용된다.”

— Michel Foucault, Discipline and Punish (1975) [2]

코로나 팬데믹은 단순한 보건 위기를 넘어, 디지털 감시와 사회적 통제가 일상으로 침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감염 경로 추적을 명목으로 국가는 시민의 동선, 접촉자,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였고, 마스크 착용 의무와 이동 제한은 국가가 신체를 직접 규율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였다. 우리는 모든 정보를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통해 실시간으로 접하며 그 정보에 강하게 의존하게 되었다. 사회는 이중의 의심 구조 속에 놓였다. 국가는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근거로 시민을 잠재적 위반자로 간주하며 감시하였고, 시민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감염원으로 경계하고 의심하는 시선이 만연하였다.

퍼포먼스 시놉티콘: 감시사회는 이 구조 안으로 직접 걸어 들어간다. 시놉티콘은 사회학자 토마스 매티슨이 제안한 개념으로, 소수가 다수를 감시하는 판옵티콘의 반대, 즉 미디어를 매개로 다수가 다수를 동시에 바라보고 서로를 감시하는 현대적 구조를 가리킨다. 팬데믹 시기의 미디어 환경은 이 구조를 극단적으로 가시화하였다. 모든 사람이 화면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동시에, 화면 속 세계가 다시 모든 사람의 현실 인식을 구성하였다.

퍼포먼스에서 허내훈은 카메라가 장착된 마스크 오브제를 얼굴에 착용한 채 공공장소를 걸어다니며 주변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촬영한다. 이은우는 같은 마스크 오브제를 착용하고 모니터 앞에 앉아 그 화면을 촬영한다. 그러나 그 영상이 어디로 송출되는지, 누가 보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거리의 현실에서 사람들은 실제로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실재하는 현실이다. 그러나 그 현실은 균일하지 않다. 어떤 사람은 쓰고, 어떤 사람은 쓰지 않는다. 그 불균일한 현실이 카메라를 통과하는 순간, 시스템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얼굴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가상의 마스크를 덧씌운다. 모니터에 송출되는 화면에는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세계”만이 남는다.

이것은 완전한 거짓이 아니다. 그러나 완전한 진실도 아니다. 푸코가 말한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끊임없는 분할이 여기서 알고리즘으로 자동화된다. 시스템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얼굴을 비정상으로 감지하고 조용히 교정한다. 판단하는 인간도, 책임지는 주체도 없이. 그렇게 송출된 이미지를 본 사람들은 “다들 쓰고 있구나”라고 받아들이고, 그 교정된 화면이 다시 현실의 행동과 규범을 강화한다. 보드리야르가 말했듯, 우리는 더 이상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다. 화면이 우리를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시선이 어디서 오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미디어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생산하는 것이다.

촬영하는 자는 마스크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촬영당하는 자의 얼굴은 디지털 마스크로 치환된다. 감시하는 자도, 감시당하는 자도, 결국 자신의 본래 얼굴을 잃는다. 이 구조는 감시가 단순한 통제의 도구가 아니라, 현실 자체를 선택적으로 삭제하고 재편집함으로써 정체성과 현실 인식을 동시에 변형시키는 과정임을 가시화한다.

우리가 이전 프로젝트 히키코모리에서 제기했던 질문, 기술 네트워크의 발전과 사회 구조 내부의 전환 과정에 대한 물음은 이 작업에서도 이어진다. 팬데믹이 강제한 고립과 통제는 히키코모리가 상징하는 자발적 은둔과 사회적 소외의 구조와 맞닿아 있으며, 기술에 의한 연결과 기술에 의한 고립이라는 역설은 오늘날 더욱 첨예하게 현실화되고 있다. 그 역설은 비단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이 이미 우리의 시선과 현실 인식을 구성하고 있다면, 우리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무엇인가. [3]

판단의 주체가 흐릿해진 채 알고리즘이 정상성을 자동화하는 시스템 속에서, 감시의 시선은 이제 특정 주체를 떠나 우리 모두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우리는 지금 타인을 바라보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바라보여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보고 있다고 믿는 그 현실은, 과연 누가 만들어낸 것인가.


[1] Jean Baudrillard, Simulacra and Simulation, 1981.
[2] Michel Foucault, Discipline and Punish, 1975.
[3] http://naehoonhuh.com/hikikomori-installation-view/